라이프로그


자유의지는 없다 - 샘 해리스 독서



우리는 특별히 구속을 인지하기 전에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철학에서는 '자유의지'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까? 심리학은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런 단정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변적 추론에 의해 나온 것은 아니다. 신경생리학에서의 실험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경생리학자 벤저민 리벳은 뇌 전도전위를 측정함으로써 사람들이 행위를 의식하기도 전에 이미 행동에 돌입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행동을 지시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아니라 뇌이고, 또 뇌에는 중앙통제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이 무의식의 형태로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특정 시점에 재생되어 행동을 지시한다. 사람들이 그걸 의식하는 것은 뇌에서 행동을 지시하고 난 이후이다. 그러므로 '자유의지'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결과를 대단히 두려워한다. 만약 자유의지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뇌에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말인가? 이에 대해서는 데니얼 데닛이 "사람들은 대개 결정론과 운명론을 혼동"한다고 적절하게 지적했다. 개개인의 삶은 결정되어 있지 않다. 과거의 어떤 자극이 현재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할 수 없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운명론도 타당하지 않다. 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과학적 발견들은 때로는 우리의 직관을 확인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하기도 한다. '자유의지는 없다'라는 발견은 직관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자유의지는 환상'임을 설명했고, 여기에 샘 해리스도 일부 거든다.

저자는 '자유의지' 그 자체보다는 당연히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전제로부터 파생되는 문제들에 촛점을 맞춘다.
"자유의지라는 문제는 우리가 중요시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건드린다. 도덕, 법률, 정치, 종교, 공공정책, 사적인 관계, 죄책감과 개인의 성취 등, 우리 삶에서 뚜렷이 '인간적인' 것들은 대개가 남들을 자율적 인간, 즉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달려 있다."
"자유의지 개념이 존속하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자유롭게 만들어 낸다고 우리들 대부분이 '생각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것이 논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합리화하기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사정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자유의지라는 관념은 일종의 감지된 경험에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유의지는 책임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자유의지와 도덕적 책임의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 중 하나는, 우리가 대개 처벌로 억제활 수 있을 만한 행동에 한해서만 사람들이 그런 특성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도저히 통제하지 못할 행동에 대해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저자는 '자유의지'의 문제가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진보주의자는 성공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있어서 한 사람이 운이 좋거나 나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보수주의자는 개인주의를 마치 신앙처럼 맹목적으로 숭배하기 십상이다. 인생에서 무엇이든 성공하려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나 운이 좋아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물론 사람들이 능력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하고, 무임승차자들을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는 보수주의자들의 생각이 옳다. 또한 사람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그들의 행동에 좋은 영향을 주고 사회에 이로울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과 같은 구절은 저자가 내린 결론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변화시킬 자아가 있는 게 아니라 변화를 실행할 자아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바깥 세계와 우리 내면의 세계는 부단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덧글

  • shaind 2016/07/24 17:48 #

    보수주의는 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운의 작용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의 대명제를 훼손하는 것이 그 자체로 위험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보수주의는 현존하는 불완전한 인간지식을 제1원리로 삼아 사회제도를 연역적으로 재창조하는 것에 대한 회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검은양 2016/07/24 17:44 #

    저자는 인간사에 운이 개입하는 정도를 보수주의는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말은 보수주의자들은 주로 자신의 의지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뜻이지. 그래서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의지가 없다'라는 명제에 대해 거세게 저항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운의 필요성'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운이란 것은 '필요하다, 아니다'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 구절같은 구름잡는 소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제1원리'니 '진리'니 '본질'이니 이런 이야기를 주로 한다는 것은 너의 머리 속의 생각이 명료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진화심리학 책을 몇 권만 찾아 읽어보면 그걸 알텐데. 그렇게 해 보지 않겠느냐?
  • shaind 2016/07/24 17:47 #

    1st principle 이란 개념은 철학은 물론 물리학에서도 쓰는 개념인데 무슨 명료하지 못한 타령을 하는 겁니까.
  • 검은양 2016/07/24 18:04 #

    제1원리라는 말을 물리학에서도 쓰면, 너 글이 말이 되는 것이냐? 불완전한 인간 지식을 어떻게 제1원리로 삼나? 사회제도를 연역적으로 재창조는 또 뭐고? 네 녀석들은 죽어도 공부는 안하지.
  • shaind 2016/07/24 18:45 #

    애초에 '제1원리'는 물리학은 물론 모든 논리적 학문에서 사용하는 명료한 개념인데, 명료하지 못하다고 타박하니까 그렇죠.

    그러니까, 진보진영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간 지식을 제1원리로 삼아 사회제도를 연역적으로 구성해내는 것 - 예컨대 마르크스가 노동가치설을 제1원리로 해서 거기에서 공산주의 사상과 체제를 연역해낸 것처럼 - 을 반대하고, 사회개혁은 항상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전통과 권리들로부터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보수주의의 기본 자세입니다.

    그나저나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으시는 분이 이정도의 어휘('제1원리'라던가)나 문장도 잘 이해를 못해서 말한 내용과 정 반대로 이해하신단 말입니까?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